신세계 (2013) # Review 2016. 3. 15. 00:57


느와르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내 기준 느와르 1위는 이거, 신세계. 막연히 생각하길 느와르는 스크린에 그저 빨간색 투성이만 보이는거라 생각했을정도로 스토리도 엉망 구성도 엉망, 단순히 싸움 조폭 이게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게 이때까지 내가 본 영화들이 다 그랬거든. 그래서 신세계가 개봉했을 당시에도 황정민에 이정재에 최민식까지 나온다는데도 그닥 끌리지 않아서 또 조폭영화겠지 생각했다가 말도 안되는 입소문이 갑자기 늘어나길래 조금은 색다른 느와르인가? 보러갔다가 친구와 두 눈 마주치면서 대박... 소리 내면서 나왔던 게 기억난다.


'깔끔했다'


느와르가 깔끔하다고 하면 오류일지도 모르겠는데 정말 깔끔했다. 배우들의 연기, 느와르의 액션, 감독의 연출까지 3박자가 이렇게 딱딱 맞는 건 실로 오랜만에 본 듯. 다른 느와르와 신세계의 차이점이 도대체 뭐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캐릭터의 중요성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 주연배우 5명이 전부 개성 넘치는 캐릭터에 단순한 조폭이 아닌 입체적인 인물을 연기하더라고. 소위 스타트렉을 봤을 때 씹덕몰이를 할 수 있을만한 요소를 가진 캐릭터들...ㅋㅋㅋ 특히 이 영화로 한 방에 빵 뜬 이중구역할의 박성웅이 얼마나 기깔나게 연기했는가만 봐도 알 수 있지. 특히 정청이 야매 중국어로 맛깔나는 욕을 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낄정도ㅋㅋㅋ '브라더'를 외칠때 진짜 캬 소리가 절로 나더라ㅋㅋ


마지막 결말은 누구나 예상한대로 그렇게 흘러가지만, 이 영화의 제목인 신세계가 그들에겐 무엇이었을까. 이자성에게 신세계는, 정청에게 신세계는. 끝의 여운이 너무나 진해서 뒤의 먹먹함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신세계2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언제촬영할지도 모르는 일. 마냥 기다리기에는 엎어질 가능성도 많지만 그래도 언젠가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